홈스테이를 기쁘게 <경향잡지> 이철수 스테파노 신부

성태경2026년 8월 29일조회 1

홈스테이를 기쁘게

한국천구교주교회의 [경향잡지] 편집인

이철수 스테파노 신부


2027년 여름, 전 세계 수십만의 가톨릭 청년 순례자들이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가슴에 품고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우리나라에 찾아올 것입니다. 그들은 단순한 관광객이 아닌, 신앙의 답을 찾아 길을 나선 거룩한 나그네들입니다.


그들 중 많은 청년이 전국 교우들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할 것입니다. 이들을 맞이할 우리의 마음 속에는 '낯선 외국인을 집에 맞아들여 잘 보살필 수 있을까?', '말도 통하지 않고 집도 좁은데 불편하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앞섭니다. 그러나 성경과 교회의 역사는, 낯선 나그네를 향한 환대의 순간에 하느님의 가장 크고 신비로운 은총이 시작되었다고 한 목소리로 증언합니다.


성경에서 환대는 오롯한 신앙의 실천으로 묘사됩니다. 아브라함은 한낮의 무더위 속에서 지친 모습의 세 나그네를 발견하고는, 그들에게로 달려 나가 땅에 엎드려 절하며 자신의 장막으로 맞아들였습니다. 발 씻을 물을 내어주고 고운 밀가루로 빵을 구워 대접했던 순수한 환대의 자리에서, 아브라함과 사라 부부는 노인의 몸으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이사악'이라는 아들을 약속의 선물로 받았습니다.(창세 18,1-15; 참조: 히브 13,2)


성인들도 환대를 신앙의 완성이자 예수 그리스도와의 직접적인 만남으로 여겼습니다. 다음은 4세기 교회의 위대한 설교가였던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의 권고입니다. "여러분의 집에 손님을 위한 방을 하나 마련해 두십시오. 그리고 그 방을 '그리스도의 방'이라 부르십시오. 낯선 나그네가 와서 쉬어갈 때, 그 자리에 머무시는 분은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사도행전 강론], 45).


그렇습니다. 우리가 청년 순례자들에게 내어주는 작은 방 한 칸, 따뜻한 밥 한 끼는 단순한 친절이나 사회적 호의가 아닙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 40) 하신 말씀처럼, 우리 집 문을 두드리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가정에 모시는 거룩한 의식입니다.


홈스테이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외국어 실력이나 넓고 화려한 집이 아닙니다. 국경을 넘어서는 사랑의 언어, 즉 따뜻한 눈빛과 미소, 정성 어린 손길 앞에서 언어의 장벽은 자연스럽게 허물어집니다. 우리가 내어준 소박한 보금자리에서 한국 교회의 따뜻한 정과 깊은 신앙의 유산을 체험한 청년들은, 평생 가슴에 남을 하느님의 사랑을 안고 자신의 삶터로 돌아갈 것입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참된 성공은 지친 순례자들을 위해 기꺼이 문턱을 낮추는 가정의 따뜻한 환대에서 비롯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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